영국 여자 테니스의 간판 기대주 에마 라두카누(세계랭킹 42위)가 윔블던을 앞두고 또 한 번 예상 밖의 결정을 내렸다. 잔디코트 시즌에서 오랜만에 상승세를 보이며 기대를 모았지만, 곧바로 예정됐던 노팅엄 오픈 출전을 취소하면서 팬들과 현지 언론의 관심이 다시 집중되고 있다.
영국 매체 더 선은 16일(한국시간) 라두카누가 노팅엄 오픈 출전을 갑작스럽게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부상 때문은 아니며, 그는 대회 개막 직전 일정 조정을 이유로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결정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분위기 때문이다. 라두카누는 지난 14일 런던에서 막을 내린 HSBC 챔피언십에서 결승까지 진출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비록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오랜 기간 이어진 부진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됐다.
라두카누는 2021년 US오픈에서 테니스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18세였던 그는 예선을 통과한 뒤 메이저 대회 정상까지 오르며 영국 여자 선수로는 44년 만에 그랜드슬램 우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후의 커리어는 기대만큼 이어지지 않았다. US오픈 우승 이후 약 5년 동안 투어 단식 결승 무대에 오르지 못했고, 메이저 대회에서도 8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때 세계 테니스의 차세대 스타로 평가받았지만, 꾸준한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이 커졌다.
그럼에도 라두카누의 시장 가치는 여전히 높다. 영국 테니스가 앤디 머리 이후 오랜만에 배출한 글로벌 스타라는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는 스폰서 계약과 상금을 합쳐 지금까지 약 1,420만 파운드(약 287억 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성적만 놓고 보면 우려도 있었다. 지난달 프랑스오픈에서는 세계 랭킹이 더 낮은 솔라나 시에라에게 세트 스코어 0-2로 패하며 1회전에서 탈락했다. 특히 1세트에서는 한 게임도 따내지 못하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반면 잔디코트 시즌에 접어들면서 경기력이 살아나는 조짐도 나타났다. 라두카누는 최근 인터뷰에서 “윔블던을 앞두고 이렇게 좋은 컨디션을 느낀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밝히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만 경기력 외적인 변수도 적지 않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그는 지금까지 코치를 8차례 교체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잦은 변화가 선수 생활의 안정성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윔블던 개막을 앞둔 시점에서 라두카누는 다시 한 번 기대와 의문이 공존하는 선수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상승세를 메이저 무대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그리고 이번 결정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가 이번 여름 영국 테니스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