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해밀턴이 페라리의 홈 레이스인 이탈리아 그랑프리에서 특별한 기록에 도전한다. 페라리 이적 후 두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해밀턴은 이번 주말 몬차에서 팀 소속 첫 우승을 노린다. 만약 정상에 오른다면 페라리와 함께 이탈리아에서 우승한 최초의 흑인 F1 드라이버라는 새로운 기록도 세울 수 있다.
해밀턴은 이번 시즌 페라리에서 지난해보다 훨씬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6월 스페인 그랑프리에서 페라리 소속 첫 우승을 차지하면서 챔피언십 경쟁에서도 다시 존재감을 키웠다.
현재 해밀턴은 메르세데스의 키미 안토넬리에게 59점 뒤져 있다. 시즌 11개 라운드를 남겨둔 가운데 안토넬리가 엔진 부품 사용 한도를 초과해 몬차에서 최후미 출발 페널티를 받는 만큼, 해밀턴에게는 격차를 줄일 기회가 생겼다.
해밀턴은 몬차에서 이미 다섯 차례 우승했다. 이 기록은 미하엘 슈마허와 함께 이탈리아 그랑프리 최다 우승 기록이지만, 이번에는 페라리 드라이버로서 처음 정상에 오르는 것이 목표다.
그는 자신이 슈마허와 몬차 우승 횟수에서 동률이라는 사실도 최근에야 다시 인식했다고 밝혔다. 해밀턴에게 이번 레이스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107번째 커리어 그랑프리 우승을 넘어 새로운 기록에 도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밀턴은 2019년 샤를 르클레르가 페라리 소속으로 몬차에서 우승하는 장면을 직접 지켜봤다. 당시 해밀턴은 시상대에 함께 올랐고, 이제 자신이 페라리 유니폼을 입고 같은 장면의 주인공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특히 그는 인종과 관련한 역사적인 의미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밀턴은 “만약 우승한다면 이탈리아에서 페라리 소속으로 그런 일을 해낸 유일한 흑인 드라이버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도전이 갖는 의미를 언급했다.

홈 팬들의 기대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페라리 공장에서 일하는 많은 직원이 몬차를 찾고, 이탈리아 팬인 티포시 역시 대규모로 서킷을 찾는 만큼 팀과 팬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 해밀턴의 설명이다.
이번 주말에는 해밀턴의 어머니도 몬차를 찾는다. 해밀턴은 어머니가 몬차를 방문한 적이 없고 특히 페라리와 함께하는 주말을 직접 경험해보기를 원했다며, 행운을 가져다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차량 성능 측면에서는 새로운 엔진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페라리는 2026시즌 허용된 두 차례 추가 엔진 개발 기회 가운데 두 번째 업그레이드를 이번 이탈리아 그랑프리에 투입한다.
올 시즌 페라리가 안고 있는 가장 큰 약점 가운데 하나는 메르세데스보다 뒤처진 파워 유닛 성능이었다. 메르세데스는 자체 팀뿐 아니라 맥라렌에도 엔진을 공급하고 있다.
해밀턴은 작은 개선도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레이스에서도 페라리가 한 랩당 약 0.4초씩 손해를 봤다며, 짧은 서킷에서도 이런 차이는 상당한 격차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이번 업그레이드 하나로 모든 격차가 사라질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았다. 해밀턴은 이번 변화가 분명한 전진이지만 필요한 전체 격차를 한 번에 회복하는 수준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대신 그는 페라리 팀의 변화에 더 큰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해에는 팀이 정확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명확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목표가 분명해졌고 구성원들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밀턴은 공장에서 직원들이 계속 차량 개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서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매 주말 조금씩 새로운 부품과 개선 사항이 추가되는 과정 자체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몬차에서는 차량 성능과 엔진 업그레이드뿐 아니라 안토넬리의 후방 출발까지 겹친다. 해밀턴이 페라리의 홈 팬들 앞에서 시즌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다면 챔피언십 경쟁과 함께 페라리 역사에도 의미 있는 장면을 남길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