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크 조코비치가 윔블던 이후 첫 공식 경기에서 예상 밖의 패배를 당했다. 조코비치는 미국 오하이오에서 열린 신시내티 오픈 첫 경기에서 세계랭킹 64위 티아고 아구스틴 티란테에게 6-2, 4-6, 4-6으로 역전패했다. 첫 세트를 여유 있게 가져갔지만 이후 무더위와 높은 습도 속에서 체력적인 어려움을 보이며 경기 흐름을 내줬다.
조코비치는 7월 10일 윔블던에서 야니크 시너에게 패한 이후 ATP 투어에 출전하지 않았다. 약 한 달 만에 코트로 돌아온 경기였지만, 기대했던 복귀전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첫 세트는 조코비치의 페이스였다. 안정적인 서브와 깊은 스트로크를 앞세워 티란테를 압박했고, 6-2로 비교적 수월하게 세트를 가져갔다.
하지만 두 번째 세트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조코비치는 18분이나 이어진 세 번째 게임에서 무려 9번의 듀스와 4개의 브레이크 포인트를 막아냈지만, 긴 랠리가 이어질수록 움직임이 둔해지는 모습이 나타났다.
결국 조코비치는 의료 타임아웃을 요청했다. 경기 도중 몸을 제대로 가누기 어려운 듯 손과 무릎을 코트에 대는 장면도 나왔고, 한때 구토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2시간 45분 동안 이어진 경기는 마지막 세트에서 승부가 갈렸다. 조코비치와 티란테는 4-4까지 팽팽하게 맞섰지만, 티란테가 네 번째 브레이크 포인트를 살려 결정적인 브레이크를 만들어냈다.

티란테는 이어진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내며 승리를 확정했다. 생애 처음으로 조코비치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순간이었다.
티란테에게는 커리어에서 가장 큰 승리였다. 그는 경기 후 “내 커리어 최고의 승리”라며 긴장 속에서도 조코비치라는 전설적인 선수를 상대로 끝까지 자신감을 유지한 것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특히 브레이크 기회를 여러 차례 놓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던 점을 승리의 핵심으로 꼽았다. 티란테는 팀과 함께 계속 자신을 믿으면서 경기를 풀어나갔다고 설명했다.
조코비치에게는 단순한 1회전 탈락 이상의 의미가 남는 경기였다. 24차례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베테랑이지만, 윔블던 이후 첫 경기에서 경기 감각과 체력 문제가 동시에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서 조코비치는 세계랭킹 5위였지만 3번 시드를 받았다. 세계 1위 시너가 무릎 부상으로 대회를 기권했고, 세계 3위 카를로스 알카라스 역시 손목 문제로 출전하지 않으면서 시드 배정에 변화가 있었다.
조코비치를 꺾은 티란테는 3회전에서 스페인의 마르틴 란다루체와 맞붙는다. 반면 조코비치는 US오픈을 앞두고 컨디션을 다시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번 패배만으로 조코비치의 경쟁력을 판단하기는 이르다. 다만 오랜 공백 이후 복귀한 첫 경기에서 체력적인 부담이 크게 나타난 만큼, 앞으로 이어질 하드코트 시즌에서 몸 상태를 어떻게 회복하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