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테니스의 기대주 알렉산드라 이알라가 또 한 번 상승세를 이어갔다. 워싱턴에서 생애 첫 WTA 투어 우승을 차지한 뒤 곧바로 캐나다 오픈에서도 연승을 이어가며 세계랭킹 20위까지 올라섰다. 이제는 단순한 유망주를 넘어 세계 톱5를 바라볼 수 있는 선수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이알라는 캐나다 오픈 3라운드에서 미국의 케이티 맥널리를 6-3, 5-7, 6-4로 제압했다. 이 승리로 최근 7경기 연속 승리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알라에게 가장 큰 순간은 워싱턴에서 찾아왔다.
이알라는 WTA 500 워싱턴 대회에서 5경기를 연달아 승리하며 생애 첫 투어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에서는 세계랭킹 3위 제시카 페굴라를 상대로 첫 세트를 4-6으로 내줬지만, 이후 6-4, 6-0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경기 도중 폭우로 일정이 이틀에 걸쳐 진행되는 변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이알라는 흐름을 놓치지 않았고, 2세트 3-4로 뒤진 상황에서 무려 9게임을 연속으로 가져가며 우승을 확정했다.
우승이 결정된 순간 이알라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눈물을 보였다.
필리핀 테니스 역사에서도 의미가 큰 장면이었다. 필리핀 선수가 WTA 투어 단식에서 우승한 것은 이알라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우승 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이알라는 대회에서 세계랭킹 9위 엘리나 스비톨리나를 꺾은 데 이어 그랜드슬램 4회 우승자인 오사카 나오미도 넘어섰다. 마지막에는 페굴라까지 제압하며 자신이 상위권 선수들과도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리고 쉴 틈도 없이 캐나다로 이동했다.
캐나다 오픈 첫 경기에서 알리시아 파크스를 꺾은 데 이어 맥널리까지 잡아내면서 연승을 7경기로 늘렸다. 워싱턴에서 시작된 상승세가 다른 대회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 결과 세계랭킹도 크게 뛰었다.
이알라는 이번 상승세를 통해 세계랭킹 20위에 올라 개인 최고 순위를 새롭게 기록했다. 다음 상대는 세계랭킹 12위 벨린다 벤치치다.
벤치치는 경험 면에서 상당한 선수다.
2021년 도쿄올림픽 여자 단식 금메달을 차지했고, 투어에서 10개의 단식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이알라에게는 최근 상승세가 우연이 아니었음을 다시 증명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알라를 바라보는 외부의 평가도 달라지고 있다.
세레나 윌리엄스와 비너스 윌리엄스를 지도했던 코치 릭 맥시는 자신의 SNS에서 이알라의 경기력을 분석하며 세계 톱5 진입이 멀지 않았다는 전망을 내놨다. 아직 21세인 만큼 앞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다는 점도 이런 평가의 배경으로 볼 수 있다.
필리핀에서 이알라가 차지하는 존재감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역사적인 WTA 우승을 계기로 관심이 폭발적으로 높아졌고, 해외에서 열리는 경기까지 현지 팬들이 늦은 밤이나 새벽 시간에 생중계로 지켜볼 정도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알라에게 지금 중요한 것은 한 번의 우승보다 상승세를 얼마나 오래 이어가느냐다. 이미 세계 20위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가운데 벤치치와의 맞대결을 비롯해 앞으로의 경기에서 어떤 속도로 정상급 선수들과의 거리를 좁혀갈지가 새로운 관심사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