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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뉴스스포츠안세영, 16-19 열세 뒤집고 싱가포르 오픈 우승…이제 세계는 ‘위대한 선수’를 이야기한다

안세영, 16-19 열세 뒤집고 싱가포르 오픈 우승…이제 세계는 ‘위대한 선수’를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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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이 또 한 번 상식을 뛰어넘는 승리를 만들어냈다. 단순한 우승이 아니다. 컨디션 난조와 경기 중 위기, 그리고 세계 정상급 라이벌의 거센 추격까지 모두 극복한 끝에 일궈낸 역전 우승이다. 배드민턴계 전설적인 해설가 질리언 클라크가 “위대한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3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싱가포르 오픈 여자단식 결승에서 세계 3위 야마구치 아카네를 세트스코어 2-1(21-11, 17-21, 21-19)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안세영은 2023년과 2024년에 이어 대회 통산 세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경기 전 분위기는 낙관적이지 않았다. 하루 전 준결승에서 천위페이를 상대로 1시간이 넘는 혈투를 치른 데다, 경기 도중 어지럼증과 컨디션 저하를 호소했기 때문이다. 안세영 스스로도 결승을 앞두고 두통과 고열 증세를 언급하며 회복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하지만 챔피언의 특징은 완벽한 상태에서만 이기는 것이 아니다.

1세트는 오히려 안세영이 압도했다. 특유의 수비와 빠른 전환 플레이를 앞세워 야마구치를 흔들었고, 경기 흐름을 일찌감치 장악했다. 상대의 장기인 끈질긴 랠리를 허용하지 않으면서 21-11로 세트를 가져갔다.

문제는 2세트였다. 초반 6-1까지 앞서갔지만 야마구치가 특유의 수비 집중력을 되찾으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배드민턴에서 한 번 흐름을 내주면 되찾기 쉽지 않다. 특히 야마구치처럼 세계 최고 수준의 수비형 선수는 상대의 실수를 유도하며 경기를 길게 끌고 가는 능력이 뛰어나다. 결국 안세영은 17-21로 세트를 내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야 했다.

3세트는 올해 여자 배드민턴 최고의 명승부 가운데 하나로 기록될 만했다.

초반에는 안세영이 앞섰지만, 야마구치가 끈질기게 따라붙으며 16-16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야마구치가 19-16까지 달아나자 경기장은 물론 중계진도 긴장했다. 세계 최정상 선수들 사이에서도 결승 막판 3점 차는 결코 작은 격차가 아니다.

그러나 안세영은 그 순간 가장 강해졌다.

그는 차분하게 랠리를 운영하며 연속 5득점에 성공했고, 결국 21-19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야마구치는 코트에 주저앉았고, 안세영은 두 팔을 들어 올리며 포효했다. 승부가 갈린 것은 기술보다 정신력이었다.

경기 후 가장 인상적인 반응은 해설석에서 나왔다. 영국 국가대표 출신이자 세계 배드민턴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해설자 중 한 명인 질리언 클라크는 “우리는 클래식 명승부를 목격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안세영이 16-19로 뒤지던 순간에도 “그는 이런 상황에서 스스로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린다”고 말했고, 실제로 경기는 그의 예상대로 흘러갔다.

클라크의 평가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그가 오래전부터 안세영의 가능성을 알아본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2019년 프랑스 오픈에서 당시 17세였던 안세영이 우승하자 “스타가 탄생했다(A Star Is Born)”라는 유명한 표현을 남겼다. 그리고 7년이 지난 지금, 그는 더 이상 ‘스타’가 아닌 ‘위대한 선수’라는 단어를 꺼내 들었다.

기록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안세영은 이미 BWF 슈퍼 1000과 슈퍼 750 시리즈 주요 대회를 모두 석권하며 사실상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올해 출전한 개인전 5개 대회에서 모두 결승에 진출했고, 싱가포르 오픈 결승은 그의 통산 56번째 결승전이었다.

더 놀라운 점은 그가 아직 24세라는 사실이다.

물론 과제도 있다. 최근 빡빡한 일정 속에서 체력 부담과 컨디션 관리 문제가 반복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세계 정상 자리를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는 경기력뿐 아니라 회복 능력과 일정 관리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다만 현재의 안세영은 이러한 변수조차 극복하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그는 곧바로 인도네시아 오픈으로 향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이 펼쳐지는 슈퍼 1000 대회에서 시즌 다섯 번째 개인전 우승에 도전한다.

안세영의 이번 우승은 단순한 트로피 하나를 추가한 결과가 아니다. 불리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경기를 뒤집는 능력, 그리고 매년 진화하는 경기 완성도를 증명한 무대였다. 세계 배드민턴계는 이미 그를 최고의 선수라고 평가한다. 이제 남은 질문은 하나다. 안세영이 얼마나 위대한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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