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대만 로맨스 드라마를 대표하는 배우를 꼽는다면 허군상(賀軍翔·Mike He)을 빼놓기 어렵다. ‘악마재신변(惡魔在身邊, Devil Beside You)’, ‘환환애(換換愛, Why Why Love)’, ‘행복최청천(幸福最晴天, Sunny Happiness)’ 등을 통해 큰 사랑을 받았던 그는 당대 대만 드라마 붐을 이끈 주역 가운데 한 명이었다. 어느덧 42세가 된 그는 과거의 화려한 스타 이미지를 뒤로하고 가족 중심의 삶을 선택하며 또 다른 인생을 이어가고 있다.
허군상은 데뷔 초부터 뚜렷한 이목구비와 자유분방한 분위기로 주목받았다. 특히 ‘악마재신변’에서 연기한 강맹은 거칠지만 순정적인 매력을 지닌 캐릭터로 큰 인기를 얻으며 그의 대표작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환환애’, ‘행복최청천’ 등 여러 작품이 연이어 흥행하면서 그는 정원창, 완경천 등과 함께 대만 로맨스 드라마 전성기를 대표하는 배우로 성장했다.

당시 대만 드라마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여러 지역에서 높은 인기를 누렸지만, 콘텐츠 시장이 변화하면서 배우들의 활동 방식도 조금씩 달라졌다. 허군상 역시 이전처럼 쉼 없이 작품 활동을 이어가기보다 자신의 삶의 균형을 찾는 쪽을 선택했다.
그의 개인사에서 가장 잘 알려진 이야기는 아내 천이문(陳怡玟)과의 인연이다.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인 그는 허군상의 중학교 시절 첫사랑이었다. 학업과 사회생활을 거치며 한동안 각자의 길을 걸었지만,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만나 관계를 이어갔다.
두 사람은 2015년 재회한 뒤 관계를 회복했고, 2017년 결혼했다. 같은 해 첫째 딸이 태어났으며, 2020년 둘째 딸까지 얻으면서 네 식구의 가정을 꾸렸다. 아내가 비연예인인 만큼 허군상은 결혼 이후에도 가족의 사생활을 최대한 보호하는 태도를 유지해 왔다.
물론 결혼 생활이 항상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그동안 개인을 둘러싼 여러 논란과 보도가 이어지면서 부부 관계를 둘러싼 추측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공개적으로 감정적인 대응을 하기보다 조용히 시간을 보내며 가정을 지켜왔다.
최근 허군상의 모습은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 작품 활동과 공식 석상은 이전보다 줄었고, 대신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늘어났다. 공개되는 근황에서도 두 딸과 함께하는 일상이나 평범한 가족생활이 자연스럽게 전해지고 있다.
드라마 속에서는 강한 카리스마를 가진 주인공을 자주 연기했지만, 현실에서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평범한 아버지의 모습이 더 익숙해졌다. 화려한 스타의 삶보다 가족과 함께하는 일상을 소중하게 여기는 변화가 그의 현재를 보여준다.

그렇다고 배우 활동을 완전히 중단한 것은 아니다. 다만 과거처럼 작품 수를 늘리기보다 자신의 속도에 맞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대중의 관심을 의식하기보다 삶과 일을 균형 있게 유지하려는 모습이 최근 행보의 특징이다.
오랜 시간 정상급 인기를 경험한 배우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삶의 우선순위를 바꾸는 경우는 적지 않다. 허군상 역시 그 가운데 한 사람이다. 젊은 시절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보다 가족과 함께하는 평범한 일상을 선택한 그의 변화는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으로도 읽힌다.
청춘스타로 한 시대를 대표했던 허군상은 이제 남편이자 두 딸의 아버지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다. 시간이 지나도 많은 이들이 그를 기억하는 이유는 과거의 인기뿐 아니라, 삶의 새로운 국면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