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U-17 축구 국가대표팀이 예멘과의 무승부 끝에 AFC U-17 아시안컵 8강 진출과 함께 FIFA U-17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했다. 다만 조별리그 최종 성적과 경기 내용은 한국 유소년 축구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함께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현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4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AFC U-17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예멘과 0-0으로 비겼다. 한국은 1승 2무(승점 5)로 조 2위를 기록했고, UAE를 꺾은 베트남이 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결과만 놓고 보면 목표는 달성했다. 이번 대회는 8강 진출팀 전원에게 FIFA U-17 월드컵 출전권이 주어지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참가국 확대에 따라 아시아 배정 티켓도 늘어나면서 조별리그 통과 자체가 곧 월드컵 진출로 연결됐다.
하지만 경기력 측면에서는 아쉬움도 남았다.
한국은 베트남전에서 후반 막판 폭발적인 공격력을 앞세워 대역전승을 거뒀지만, 예멘과 UAE 같은 중동 팀들을 상대로는 답답한 흐름을 반복했다. 반면 베트남은 두 중동 팀을 모두 잡아내며 조 1위에 올랐다. 이는 단순 승점 차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최근 동남아 축구의 성장 속도가 한국 유소년 축구와의 격차를 빠르게 줄이고 있다는 신호로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대표팀은 경기 운영 기복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격 전개 속도는 나쁘지 않았지만, 상대 밀집 수비를 상대로 세밀한 마무리와 창의적인 공간 활용에서는 아쉬움이 드러났다. 이는 성인 대표팀에서도 반복적으로 지적되는 한국 축구의 구조적 문제와도 연결된다.

반대로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위기 상황에서 경기 흐름을 뒤집는 집중력은 여전히 강했다. 베트남전 후반 10분 동안 4골을 몰아친 장면은 팀의 공격 잠재력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였다. 토너먼트에서는 이런 폭발력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제 한국은 8강에서 우즈베키스탄 U-17 축구대표팀과 맞붙는다. 현재 분위기만 놓고 보면 쉽지 않은 상대다. 우즈베키스탄은 최근 유소년 시스템 투자 확대 이후 중앙아시아 최강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번 대회에서도 호주를 2-0으로 꺾으며 안정적인 전력을 보여줬다.
최근 아시아 축구 흐름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한국·일본·사우디 중심 구조였다면, 이제는 우즈베키스탄·베트남·타지키스탄 같은 국가들도 유소년 투자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 실제로 중국 역시 이번 대회를 통해 21년 만에 FIFA 주관 남자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확보했다.
이런 변화 속에서 한국은 여전히 전통 강호지만, 더 이상 압도적인 우위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일부 중국 매체가 “8강 팀 중 한국이 가장 약해 보인다”고 평가한 것도 이런 맥락과 무관하지 않다. 다소 자극적인 표현이지만, 한국이 이번 조별리그에서 보여준 경기력만 놓고 보면 완전히 근거 없는 지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결국 이번 대회는 한국 축구의 현재 위치를 보여주는 시험대에 가깝다. 월드컵 진출이라는 결과는 확보했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토너먼트에서 어떤 경기력을 보여주느냐다. 이제 한국 U-17 대표팀은 단순히 “강호”라는 이름이 아니라, 실제 경기 내용으로 경쟁력을 증명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