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널이 마르틴 외데고르, 카이 하베르츠, 부카요 사카를 동시에 가동하면서 공격진의 위력을 되찾고 있다. 첼시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경기에서는 세 선수의 호흡이 결정적인 순간마다 빛을 발하며 올 시즌 아스널이 기대했던 공격력을 보여줬다.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 후반 중반, 외데고르가 오른쪽 안쪽에서 공을 잡아 하베르츠에게 침투 패스를 찔렀다. 하베르츠의 감각적인 플릭을 받은 사카가 달려들며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골문을 노렸고, 첼시 골키퍼는 슈팅을 가까스로 골대 밖으로 쳐냈다.
이 장면은 올 시즌 세 경기 연속 승리로 전승을 달리고 있는 아스널이 핵심 공격수들의 복귀 효과를 얼마나 크게 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였다.
경기 전에는 첼시의 공격진이 더 큰 관심을 받았다. 주앙 페드루, 모건 로저스, 콜 파머로 구성된 공격진을 아스널이 어떻게 막아낼지가 관건이었다. 실제로 로저스가 경기 시작 77초 만에 골을 터뜨리며 경기장을 침묵시켰다.
하지만 아스널은 빠르게 균형을 되찾았고 자신들의 공격력도 충분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로저스는 올여름 아스널이 영입하지 못한 공격수 가운데 한 명이었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 훌리안 알바레스 역시 영입 대상에서 빠졌지만, 아스널은 이들 없이도 공격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자원을 갖추고 있었다.
핵심은 최고의 공격수들이 건강하게 함께 뛰는 것이다. 지난 두 시즌 동안 부상으로 이 조합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했지만, 이번 경기는 2024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외데고르, 하베르츠, 사카가 리그에서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경기였다.
결승골 역시 세 선수의 조합에서 나왔다. 하베르츠가 상대 수비를 속이는 움직임을 보여줬고 외데고르가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앞서 하베르츠는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정확한 슈팅으로 마르티네스의 가까운 포스트를 공략하며 동점골을 기록했다.
스카이 스포츠 해설위원 게리 네빌은 두 선수가 교체될 때 큰 박수가 나오자 “이들이 아스널의 두 선수”라고 평가했다. 사카 역시 오른쪽 측면에서 첼시를 끊임없이 흔들었고, 후반에는 교체될 때 기립박수를 받았다.
아스널이 공격수 영입을 추진했던 이유는 분명했다. 실제로 구단의 노력은 결과적으로 결실을 맺지 못했지만, 공격진 보강이 필요하다는 판단 자체는 분명했다.

이상적인 상황이라면 새로운 대형 공격수 영입으로 시즌을 시작하는 것이었겠지만, 외데고르와 하베르츠, 사카가 건강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부족한 부분을 상당 부분 메울 수 있다. 세 선수가 시즌 전체를 함께 소화했던 2023-24시즌 아스널은 프리미어리그에서 구단 역대 최다인 91골을 기록했다.
특히 외데고르의 득점 감각이 다시 살아난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 시즌 36경기에서 단 한 골에 그쳤던 외데고르는 올 시즌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첼시전 결승골을 포함해 새 시즌 4경기에서 3골을 기록했다. 커뮤니티 실드에서 거의 비슷한 위치에서 골을 넣었던 것처럼 페널티박스 안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미켈 아르테타 감독도 외데고르의 변화에 주목했다.
아르테타는 “그는 몸 상태가 좋고 자신감도 내가 본 것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며 “지난 시즌 많은 경기에 결장한 만큼 보여주고 싶은 것도 있다. 부카요도 마찬가지다. 지난 시즌 오랜 기간 공격수들을 많이 잃었다”고 말했다.
외데고르가 사카와 하베르츠 모두와 만들어가는 호흡 역시 중요한 요소다. 첼시전에서 외데고르가 가장 많이 패스한 선수도 두 사람이었다. 사카에게 10차례, 하베르츠에게 7차례 패스를 연결했다.
두 선수와의 호흡은 공을 주고받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특히 하베르츠와는 공이 없을 때 만들어내는 움직임에서도 좋은 이해를 보여준다.
외데고르는 하베르츠에 대해 “정말 영리한 선수이고 움직임도 좋다”며 “그가 수비수들의 시선을 끌어준다. 하베르츠가 침투하고 내가 뒤에서 들어가면 항상 나는 자유로운 상태가 된다”고 설명했다.
아르테타 역시 두 선수의 호흡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둘 사이에 있는 호흡과 그들이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을 느끼기 시작하면 정말 좋다”며 “외데고르가 그 지점까지 올라오는 이유는 축구를 즐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럴 때는 자신이 하는 일을 즐기고 진짜 의도를 갖고 플레이해야 한다. 오늘 그 모습을 보는 것이 좋았다”며 “앞으로 달려들었고 슈팅도 했으며 팀 동료들을 위해 정말 많은 상황을 만들어냈다”고 덧붙였다.
하베르츠 역시 4경기에서 3골을 기록하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첼시전에서도 공중볼을 받아주는 역할부터 뒷공간 침투, 미드필더와의 연계, 끊임없는 움직임까지 다방면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스카이 스포츠 해설위원 제이미 캐러거는 “하베르츠를 이 팀에서 밀어내려면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리그 세 경기를 치른 현재 외데고르, 하베르츠, 사카는 아스널의 6골을 모두 책임지고 있다. 하지만 첼시전에서는 세 선수의 개인적인 활약뿐 아니라 팀 전체의 공격 전개도 한층 매끄러워졌다는 점이 확인됐다.
코번트리와 애스턴 빌라를 상대로 했던 경기와 마찬가지로 아스널은 마지막 3분의 1 지역에서 더욱 유기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베르츠가 자주 오른쪽으로 이동했고, 사카가 중앙에 나타나거나 크리스토스 촐리스와 측면을 바꾸기도 했다. 리카르도 칼라피오리 역시 경기장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아르테타 감독은 이를 두고 “또 하나의 층을 더했다”며 “공격 단계에서 역동성, 위협, 의도, 적극성을 한층 더 보여줬다. 오늘 확실히 그런 모습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첼시는 아스널 공격진의 끊임없는 움직임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두 번째 골이 나오기 전부터 아스널은 첼시 수비 뒷공간을 여러 차례 공략했고, 특히 외데고르와 사카가 강점을 보이는 오른쪽 하프스페이스에서의 연계 플레이가 위협적이었다.
이제 아스널에 필요한 것은 이들의 건강을 유지하는 일이다. 지난 두 시즌처럼 부상이 이어진다면 대형 공격수 영입을 다시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아스널은 외데고르와 하베르츠, 사카라는 확실한 공격 자원을 앞세워 시즌 초반을 이끌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