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이 다시 한번 결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LA 다저스는 휴스턴 원정에서 14안타 12득점을 폭발시키며 대승을 거뒀고, 그 중심에는 하위 타선에서 흐름을 연결한 김혜성의 멀티히트 활약이 있었다.
이번 경기는 단순히 안타 2개를 기록한 경기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최근 다저스 내야 경쟁은 매우 치열해졌고, 김혜성 역시 선발 제외와 플래툰 운영 가능성 속에서 매 경기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날 그는 3루타 포함 5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하며 다시 한번 생존 경쟁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눈에 띈 건 타석 내용이었다.
김혜성은 단순히 운 좋게 안타를 만든 것이 아니라, 상대 투수와 긴 승부를 이어가며 자신의 타격 스타일을 보여줬다. 7회 나온 장타 장면에서는 무려 8구 승부 끝에 커터를 밀어쳐 장타로 연결했다. 타구 속도와 발사각 모두 안정적으로 형성됐고, 빠른 주루까지 더해 단숨에 3루를 밟았다.
쉽게 말해, 단타형 타자가 아니라 ‘공격 흐름을 바꾸는 유형’의 선수라는 점을 다시 보여준 셈이다.
이는 현재 MLB가 선호하는 하위 타선 자원과도 맞닿아 있다.
과거 하위 타선은 단순 수비형 선수 위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출루와 연결 능력, 주루 압박까지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가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

김혜성은 바로 그 유형에 가깝다.
물론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파워 면에서는 리그 최상위급 내야수들과 비교해 확실한 차이가 존재한다. 또한 다저스처럼 스타 플레이어가 넘치는 팀에서는 작은 슬럼프만 와도 출전 기회가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장점 역시 분명하다.
김혜성은 유격수와 2루 수비를 모두 소화할 수 있고, 빠른 발과 컨택 능력을 동시에 갖췄다. 특히 이날처럼 하위 타선에서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리는 역할은 장기 시즌에서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현지 팬들 사이에서도 “계속 선발로 써야 한다”, “마이너리그로 내릴 수 없는 선수”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오타니 쇼헤이, 프레디 프리먼 같은 슈퍼스타들이 중심을 잡는 다저스에서 김혜성의 역할은 다르다.
그는 경기 전체의 균형을 유지하는 연결형 자원에 가깝다. 스타 플레이어가 아닌, 팀 구조를 안정시키는 선수라는 의미다.
이날 다저스는 앤디 파헤스의 3홈런 6타점 활약과 타선 폭발로 승리를 가져갔지만, 김혜성의 멀티히트 역시 경기 흐름을 이어주는 중요한 요소였다. 특히 선발 글래스나우의 조기 강판이라는 변수 속에서 공격 흐름을 계속 유지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었다.
결국 이번 경기는 김혜성의 현재 위치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그는 아직 확실한 주전 보장을 받은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동시에, 다저스가 쉽게 포기하기 어려운 유형의 선수라는 사실 역시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에서는 그런 선수들이 생각보다 오래 살아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