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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바, 톱스타를 넘어선 다음 단계는? 2026년 현재 그녀의 위치를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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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여 년간 중국 드라마 시장을 돌아보면, 딜라바(迪丽热巴)는 1990년대생 여배우를 대표하는 성공 사례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클라라 연인(克拉恋人)》의 가오원(高雯)부터 《삼생삼세 십리도화(三生三世十里桃花)》의 백봉구(白凤九), 그리고 《장가행(长歌行)》, 《여군초상식(与君初相识)》에 이르기까지 그녀는 꾸준히 흥행작을 배출하며 중국 드라마 시장의 중심에 자리해 왔다. 신인 배우에서 시작해 현재의 톱 여배우 반열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은 단순한 스타 탄생이 아닌, 장기간에 걸친 성장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2013년 《아나얼한(阿娜尔罕)》으로 데뷔한 딜라바는 초반부터 폭발적인 주목을 받은 배우는 아니었다. 그녀의 이름이 대중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계기는 2015년 《클라라 연인》이었다. 극 중 가오원은 강렬한 개성과 유쾌한 매력으로 큰 화제를 모았고,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주인공 이상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 작품을 통해 딜라바는 차세대 스타로 급부상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2017년 《삼생삼세 십리도화》는 그녀의 커리어에서 또 하나의 결정적 전환점이 되었다. 백봉구라는 캐릭터는 높은 인기를 얻었고, 딜라바는 이 작품으로 백옥란상(白玉兰奖)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르며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무엇보다 이 역할은 그녀를 중국 판타지·선협극 시장을 대표하는 여배우로 자리매김하게 만들었다.

2020년 방송된 《삼생삼세 침상서(三生三世枕上书)》는 이러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백봉구를 중심으로 전개된 이 작품은 높은 화제성과 시청 성과를 기록하며, 딜라바가 독자적으로 대형 프로젝트를 이끌 수 있는 배우임을 증명했다.

2018년은 상징적인 의미가 큰 해였다. 딜라바는 중국 방송계의 대표적인 상징 중 하나인 ‘금응여신(金鹰女神)’으로 선정됐으며, 중국 TV 금응상 관객이 사랑하는 여배우상과 최고 인기 여배우상을 수상했다. 수상 과정에서 일부 논란도 있었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계기로 그녀가 명실상부한 중국 연예계 1선급 여배우 반열에 올라섰다고 평가했다.

2020년대 들어서면서 딜라바는 본격적인 전성기를 이어갔다. 《장가행》, 《여군초상식》, 《흡사고인귀(恰似故人归)》 등 다수의 대형 고장극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장르 내 영향력을 더욱 확대했다. 특히 《장가행》의 이장가(李长歌)는 기존 로맨스 중심 여성 캐릭터보다 한층 입체적인 인물로 평가받으며 그녀의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반응을 얻었다.

다만 2023년 이후부터는 새로운 과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검찰 소재 드라마 《공소(公诉)》와 고장극 《안락전(安乐传)》은 딜라바가 이미지 변화를 시도한 작품들로 평가받지만, 시장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중국 드라마 시장이 점차 작품성과 완성도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면서, 톱배우에게 요구되는 기준 역시 단순한 스타성과 화제성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2025년과 2026년은 딜라바에게 중요한 분기점으로 여겨진다.

2025년 방송된 아동 인신매매 범죄 수사극 《이검·장미(利剑·玫瑰)》는 그녀가 현실주의 장르로 영역을 넓히려는 시도로 평가받았다. 이는 기존의 선협극과 고장 로맨스 중심 필모그래피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같은 해 공개된 《효기청양(枭起青壤)》은 판타지 장르에서의 영향력을 유지하는 역할을 했다.

2026년에도 딜라바의 존재감은 여전히 강력하다. 그녀는 CCTV 춘절연환만회(춘완)에 다시 출연하며 높은 대중 인지도와 국민적 인기를 입증했다. 또한 《백일제등(白日提灯)》의 방영은 그녀의 고장극 경쟁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2026년 5월, 중국 5대 여성 패션 매거진 정간(正刊) 커버를 모두 섭렵하는 ‘오대 여간 만관(五大女刊满贯)’을 달성한 것은 배우로서뿐 아니라 패션 업계에서도 최상위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성과였다. 중국 연예계에서 작품 영향력, 광고 가치, 패션 파워, 대중 인지도를 동시에 갖춘 배우는 많지 않으며, 딜라바는 여전히 그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현재의 딜라바는 더 이상 ‘상승세의 스타’가 아니다. 이미 정상급 위치에 오른 배우이며, 이제는 그 위치를 얼마나 오래 유지하고 더 높은 평가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 과거에는 흥행력과 스타성을 증명하는 것이 과제였다면, 지금은 대표작의 무게감과 배우로서의 평가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

2026년 기준 딜라바는 여전히 중국 90허우(90后) 여배우 가운데 최상위 그룹에 속한다. 조려영(赵丽颖)처럼 작품성과 수상 경력을 동시에 쌓아온 유형도 아니고, 류이페이(刘亦菲)처럼 세대를 대표하는 클래식한 캐릭터 자산을 보유한 경우도 아니다. 그러나 상업 가치, 패션 영향력, 대중 인지도, 플랫폼 선호도라는 측면에서는 여전히 독보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앞으로의 딜라바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인기나 화제성이 아니라, 배우로서의 다음 단계다. 이미 톱스타가 된 그녀가 향후 몇 년 안에 보다 강한 작품성과 대표작을 확보할 수 있다면, 현재의 위치를 넘어 중국 드라마 산업을 대표하는 배우로 한 단계 더 도약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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