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도쿄의 대표 미식 드라마 《만찬의 유파(晩酌の流儀)》가 다섯 번째 시즌을 맞아 새로운 편성 방식을 선보인다. 제작진은 《만찬의 유파 5 ~여름편~》을 2026년 7월에 먼저 방송하고, 이어 《만찬의 유파 5 ~가을·겨울편~》을 10월부터 공개한다고 발표했다. 하나의 시즌을 두 개의 장으로 나누어 계절을 따라 전개하는 방식은 시리즈 역사상 처음이다.
《만찬의 유파》는 부동산 회사 직원 이자와 미유키가 하루의 업무를 마친 뒤 최고의 저녁 식사와 술 한 잔을 즐기기 위해 살아가는 과정을 그리는 작품이다. 주인공에게 중요한 것은 화려한 성공이나 극적인 사건이 아니라, 성실하게 일한 하루 끝에 찾아오는 완벽한 만찬이다. 이러한 단순한 설정은 오히려 현대 직장인들의 일상과 맞닿으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어 왔다.

이번 시즌에서 가장 큰 변화는 무대의 확장이다. 미유키가 근무하는 ‘HOP 주택’이 홋카이도 지역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그녀는 신규 점포의 입지를 조사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 이에 따라 작품은 기존의 도시형 일상에서 벗어나 홋카이도 곳곳을 배경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펼칠 예정이다.
홋카이도는 일본 내에서도 독특한 식문화와 관광 자원을 보유한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풍부한 해산물, 유제품, 지역 특산물은 물론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환경 역시 강력한 콘텐츠 요소가 된다. 따라서 이번 시즌은 단순한 미식 드라마를 넘어 지역 문화와 생활 방식을 소개하는 역할도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일본 드라마 시장에서는 이러한 지역 연계형 콘텐츠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방 관광 활성화와 지역 브랜드 홍보가 중요한 사회적 과제가 되면서, 드라마 역시 특정 지역의 매력을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있다. 《만찬의 유파 5》의 홋카이도 진출 역시 이러한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한편 이 작품이 다섯 번째 시즌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이유는 일본 심야 드라마 시장의 변화와도 관련이 있다. 과거 심야 드라마가 실험적이거나 틈새 장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음식·여행·취미·일상생활을 다루는 힐링 콘텐츠가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시청자들은 강한 갈등과 자극보다 편안한 감정 경험을 제공하는 콘텐츠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만찬의 유파》는 이러한 수요를 대표하는 사례 중 하나로 평가된다.

특히 작품이 강조하는 ‘열심히 일한 뒤 스스로를 위한 시간을 즐기는 삶’이라는 메시지는 현대 사회의 워라밸 담론과도 연결된다. 단순한 먹방이나 음식 소개가 아니라, 일상의 행복을 발견하는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공감대를 형성해 왔다.
이번 시즌의 이중 편성 전략 역시 주목할 만하다. 여름편과 가을·겨울편으로 나누어 방송함으로써 작품은 여러 계절의 식재료와 문화적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담아낼 수 있게 됐다. 동시에 화제성을 장기간 유지하고 시청자 접점을 확대하려는 방송사의 전략적 판단으로도 해석된다.
출연진 측면에서는 쿠리야마 치아키를 비롯해 다케다 코헤이, 쓰지 나기코, 오카야마 하지메, 바바 히로유키, Mr. Chin 등 시리즈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대부분 복귀한다. 이는 장기 시리즈에서 중요한 안정성을 제공하는 요소다. 익숙한 인물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지역과 새로운 음식 문화를 추가하는 방식은 기존 팬층과 신규 시청자 모두를 고려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
결국 《만찬의 유파 5》의 경쟁력은 거창한 사건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 속 만족감을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있다. 점점 더 자극적인 콘텐츠가 늘어나는 환경 속에서, 하루를 마무리하는 한 끼 식사와 한 잔의 술이 주는 소소한 행복을 이야기하는 이 시리즈는 일본 미식 드라마가 가진 지속적인 매력을 다시 한번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