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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에는 뾰족한 끝이 하나면 충분하다 ― 꿰매기 위해 ‘충분하게’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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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느질용 바늘에는 결코 두 개의 뾰족한 끝이 없다. 만약 양쪽이 모두 날카롭다면, 그것은 어떤 것도 온전히 꿰맬 수 없다. 천은 더 찢어지고, 살은 더 아프며, 상처는 오히려 깊어진다.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한쪽은 꿰뚫기 위한 날을 남기고, 다른 한쪽은 붙잡아 잇기 위한 둔함을 남겼다. 흩어진 조각들을 하나의 형태로 이어 붙이기 위해서다.

사람도 다르지 않다. 완벽하게 태어난 사람은 없고, 넘어지지 않고 한 생을 건너가는 이도 없다. 누구의 마음속에도 부드러움으로 닿아야 할 빈자리는 남아 있다. 하지만 약해 보일까 두려워 우리는 스스로를 양쪽 모두 날카롭게 갈아버린다. 단단해지고, 방어적이 되고, 지나치게 예민해진 뒤에야 묻는다. 왜 이렇게 모든 접촉이 아픈지.

누구나 아직 아물지 않은 흉터 하나쯤은 품고 산다.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중인 자기 자신, 이름 붙이지 못한 슬픔이 강한 척하는 껍질 아래 조용히 숨 쉬고 있다. 어떤 이는 웃음 뒤에 감추고, 어떤 이는 성취로 덮으며, 또 어떤 이는 차가움으로 가려낸다. 하지만 어떤 방식을 택하든, 그 상처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은 부정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바라봐 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미완의 부분들이 당신의 가치를 낮추는 것은 아니다. 그것들은 당신이 인간이라는 증거이고, 진짜 삶을 살고 있다는 흔적이다. 타인의 빛으로 자신의 어둠을 비추며 스스로를 탓하지 말자. 또한 자신의 빛으로 누군가를 흐리게 만들 필요도 없다. 빛은 본래 비교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따뜻하게 하기 위해 존재한다.

삶은 누가 더 나은지를 가리는 경기가 아니다. 그것은 각자가 천천히 자신에게 돌아와,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을 아끼며, 자기답게 살아가는 여정이다. 가장 뛰어날 필요도 없고, 언제나 강할 필요도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진실함이다. 자신의 감정에, 자신의 한계에, 그리고 타인에게 정직한 태도.

어떤 날은 마음이 너무 빽빽해서 작은 말 한마디에도 쉽게 상처받는다. 그런 날에는 타인에게 친절하기도 어렵고, 자기 자신에게 친절해지는 일은 더더욱 어렵다. 하지만 바로 그런 날일수록, 부드러움은 가장 중요한 선택이 된다. 부드러움은 포기가 아니라, 지쳤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벌하지 않겠다는 결심이다.

성숙이란 더 많이 갖는 것이 아니라, 지금 자신이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를 아는 일이다. 이미 곁에 있는 작은 것들을 소중히 여길 줄 알고, 부족한 부분을 알아차리되 조급하지 않게 채워나가는 것. 겸손을 잃지 않아 오만에 눈이 흐려지지 않는 것. 그리고 아직 오지 않은 것들 때문에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을 줄 아는 만족이다.

세상을 모두 가지지 않아도 괜찮다. 많은 이들이 세상을 손에 쥐고도, 자기 안에 돌아갈 평온한 장소 하나 없이 살아간다. 만약 당신이 흔들리지 않는 마음과 고요한 내면을 지니고 있다면, 당신은 이미 작지만 따뜻한 빛이다. 눈부시지 않아도, 인정받지 않아도, 자신과 가까운 이들을 데우기에 충분한 빛.

진짜 충분함은 더 쌓는 데서 오지 않는다. 덜 필요로 하는 데서 온다. 비교를 조금 줄이고, 자기비난을 조금 덜고, 세상을 만족시키기 위해 어떤 모습이 되려는 강박을 내려놓는 것. 천천히 살고, 깊게 살며, 자기 자신과 함께 가만히 머무는 법을 배울 때, 마음의 찢어진 자리들도 서서히 꿰매진다.

바늘에는 뾰족한 끝 하나면 충분하다. 사람 또한 앞으로 나아갈 만큼의 날카로움과, 더 다치지 않게 할 만큼의 부드러움이면 충분하다. 그 사실을 이해하는 순간, 우리는 완벽해지려는 노력을 멈추고, 대신 온전해지는 길로 들어선다. 그리고 아마도 그것이, 아주 조용하고 깊은 형태의 행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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